커피와 담배(2006)
더 테이블(2017)

테이블로서의 웹: 테이블은 공간이다. 테이블에는 둘,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앉을 수 있다.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를 상상해보자. 우리는 문을 열고 어딘가에 들어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는다. 얼마 후 그곳에서는 소개가 이루어질 것이고, 소개가 이루어진 후에 대화는 수많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다.

다음의 두 영화를 살펴보자. 영화 <더 테이블>과 <커피와 담배>는 각각 4개, 11개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. 어떤 대화는 짜증나고, 어떤 대화는 사랑스럽고, 어떤 대화는 무의미하고, 어떤 대화는 흥미롭고, 어떤 대화는 어떤 대화는 어색하지만, 중요한 건 그들이 대화를 나눈다는 사실이다. 그리고 대화의 매체로서, 배경으로서, 조건으로서 그곳에 테이블이 존재한다.

당신이 보고 있는 지금 이 웹 역시 테이블이 될 수 있다. 서로를 소개하고,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누고, 심지어 당신을 만족시킬 다과가 준비되어 있으며, 원한다면 이후 미숫가루 한 잔의 약속을 잡을 수도 있다. 이곳에서의 대화가 하루의 짧은 만남으로 끝날지, 평생의 인연으로 이어질지는 모른다. 어쨌든 지금 이 순간이 즐겁다면 충분하다.

웹사이트는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, ‘꽤나 즐거운’ 하나의 은유로서, 웹사이트는 테이블이 될 수 있다. 테이블에 혼자 앉아있다면 대체로 책을 읽거나, 맥북으로 일을 하거나, 창 밖을 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겠지만, 또 한 명의 사람이 있다면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. 그런 의미에서, 여기 좀 앉아보실래요?